갸베는 이란 남서부 시라즈 주변에 사는 카슈가이족과 루리족 등의 유목민들이 계속해서 짜온 수제 러그입니다. 원래는 혹독한 산악 유목 생활에서 침대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양모를 거칠게 짜서 푹신하게 마무리한 생활 필수품으로 태어났습니다. 페르시아어로 "거칠다", "대충 짜여진"이라는 이름처럼 짜임새가 거칠고, 오랫동안 러그 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시대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소박한 디자인과 선명한 식물 염색 색상이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부족과 지역별 갸베의 기원과 발전, 그리고 문양과 소재에 나타나는 역사적 특징을 카슈가이족, 루리족, 시라즈에 초점을 맞춰 설명합니다.
카슈가이족의 갸베
카슈가이족은 터키계 유목민으로, 16세기 말까지 북쪽에서 현재의 파르스 지방(시라즈 주변)으로 남하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동 과정에서 각지의 직물 문화를 받아들이고, 특히 원주민인 루리족의 직조 기술과 디자인을 흡수하여 독자적인 갸베를 발전시켰습니다. 카슈가이족의 갸베는 여성들이 도안 없이 자유롭게 짜내며, 가족과 자연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문양으로는 염소나 양 등의 가축 모습이나 "생명의 나무"라고 불리는 나무 모티프가 표현되며, 식물 염색의 소박한 색조와 어우러져 따뜻한 느낌의 작품이 됩니다.
루리족의 갸베
갸베는 이슬람화 이전부터 루리족에 의해 짜여졌다고도 하며, 기원을 루리족에 두는 설도 있습니다. 루리족은 이란 남서부에 오랫동안 정착해 온 부족으로 직조 기술도 높으며, 그들이 짜내는 고품질 갸베는 "루리바프트(Luribaft)"라고 불립니다. 루리바프트에는 좌우 대칭의 기하학 문양부터 회화적인 디자인까지 있으며, 정교한 짜임새와 꽃 모티프의 전통 문양은 예술성이 높다고 평가받습니다. 또한, 자연색 양모로 짜여진 소박한 전통 작품은 현대의 세련된 루리바프트와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라즈 지방과 갸베
시라즈는 이란 남서부 파르스 주에 있는 지역(도시)입니다.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갸베는 카슈가이족의 영향을 받은 밝은 색상과 메달리온 등 캐주얼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갸베가 상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으로, 시라즈의 러그 상인 골람레자 조란바리가 부족민의 실용품이었던 갸베에 식물 염색의 선명한 색상을 입혀 해외에 소개하고,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갸베를 만들어 세계적인 붐을 일으켰습니다. 2010년에는 전통 갸베 직조가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